제미나이도 '송송'과 '숭덩숭덩'을 구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질문을 바꿨습니다.
국립국어원 한국언어문화 멀티모달 말뭉치 구축 사업 — 데이터 설계 관점에서 바라본 우리의 목표와 계획
먼저 작은 실험 하나로 시작하겠습니다.
"대파를 송송 썰어줘"와 "대파를 숭덩숭덩 썰어줘"라는 두 문장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이 두 문장이 그리는 그림이 전혀 다르다는 걸 압니다. 하나는 얇고 촘촘하게 써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굵고 듬성듬성 써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이 차이를 글로벌 AI가 구분하지 못할 거라 예상하고, 나노바나나로 두 표현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만들어 보게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미나이는 이 차이를 꽤 그럴듯하게 구분해 냈습니다. '한국 고유의 표현이라 글로벌 AI는 모를 것'이라는 우리의 전제가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았던 겁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사업의 방향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미디어 코퍼스는 국립국어원의 한국언어문화 멀티모달 말뭉치 구축 사업을 8 대 1의 입찰 경쟁을 거쳐 수주했습니다. 소버린(주권) AI 관점에서 한국의 언어문화적 표현을 영상과 음성이 결합된 멀티모달 데이터로 구축하는 과제입니다. 여러 기업이 관심을 보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이 데이터로 우리는 정확히 무엇을 풀어야 할까요.
1. 우리가 다시 던진 질문: 진짜 공백은 어디에 있는가
소버린 AI를 위한 한국어 데이터 사업의 가장 손쉬운 설계 방식은 이렇습니다.
"글로벌 AI가 재현하지 못하는 한국 표현을 찾아내고, 그 빈칸을 채운다."
직관적이고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송송과 숭덩숭덩 실험은 이 방식의 약점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AI가 못 하는 것'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설계하면, 그 기준은 매 분기 흔들립니다. 작년에 못 하던 것을 올해는 해내기 때문입니다. 빅테크가 따라오지 못하는 틈을 좇는 전략은, 그 틈이 빠르게 메워지는 순간 데이터의 존재 이유까지 함께 흔들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오래 유효한 질문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구글과 같은 막대한 자본력과 인프라가 없더라도, 한국의 언어문화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데 필요한 잘 구조화된 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데이터를 학계와 국내 모델 개발사가 저작권 문제 없이 가져다 쓸 수 있는가.
진짜 공백은 '능력의 공백'이 아니라 '활용 가능한 데이터의 공백'입니다. 중요한 것은 글로벌 모델이 무엇을 못 하느냐가 아니라, 국내 연구자와 개발사가 권리 걱정 없이 학습에 쓸 수 있는 구조가 명확한 한국어 멀티모달 데이터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채우려는 건 바로 그 빈칸입니다.
이렇게 질문을 바꾸면 데이터의 성격도 달라집니다. 빅테크와 양으로 겨루는 데이터가 아니라,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 생태계가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돕는 공공의 토대가 목표가 됩니다.
2. 텍스트만으로는 가르칠 수 없는 것
그렇다면 왜 굳이 영상과 음성을 결합한 멀티모달 데이터일까요.
한국어의 표현 상당수가 '말'만으로는 온전히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송송'을 정의하지만, 그 정의가 담은 동작의 속도, 힘의 강도, 손의 궤적은 텍스트라는 그릇 안에서 납작해집니다.
💡 말뭉치와 멀티모달이란? 말뭉치는 사람의 말과 글을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모아 정리한 데이터입니다. 멀티모달 말뭉치는 여기에 영상·음성·이미지를 결합해, AI가 언어뿐 아니라 표정·동작·상황 맥락까지 함께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같은 표현이라도 상황과 동작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 한국어의 특성입니다. 단어가 쓰이는 순간의 표정, 주변 사물의 위치, 목소리의 톤까지 함께 기록되어야 AI가 '현실 세계의 맥락'을 배울 수 있습니다. 텍스트 중심 말뭉치가 단어의 피상적 의미에 머문다면, 멀티모달 말뭉치는 그 의미를 물리적 요소까지 세분화해 가르칠 수 있습니다.
| 구분 | 담는 정보 | AI가 배우는 것 |
|---|
| 텍스트 말뭉치 | 단어, 문장, 사전적 정의 | 표현의 표면적 의미와 어휘 패턴 |
| 멀티모달 말뭉치 | 영상·음성·이미지·텍스트의 유기적 연계 (동작 속도, 힘의 강도, 손의 궤적, 표정, 톤) | 표현이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의 맥락과 판단 기준 |
우리가 이번 사업에서 구축하는 데이터는 지시문을 기반으로 한 총 16만 건 규모의 멀티모달 데이터입니다. 다만 우리에게 16만이라는 숫자는 목표가 아니라 그릇의 크기일 뿐입니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기는 한 건 한 건이 동작과 언어 사이의 미세한 간극을 얼마나 정확히 설계해 담아내느냐입니다.
3. 우리의 구축 목표와 계획
올해 이 사업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데이터 1회분 납품을 넘어섭니다.
국립국어원의 말뭉치 구축 방향이 텍스트를 넘어 '멀티모달'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첫 시도이자, 앞으로 다른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토대가 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많이' 만들기보다 '제대로'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조건 1: 여러 분야에서 재사용되도록 방향성부터 설계합니다
이 데이터는 한 가지 용도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과의 긴밀한 논의를 바탕으로, 파운데이션 모델·콘텐츠 생성·피지컬 AI 분야의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 자문을 거쳐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쌓기 전에 "이 데이터가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를 먼저 정의하는 과정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까지 내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조건 2: 저작권과 개인정보 제공 권리를 확보합니다
아무리 잘 만든 데이터라도 권리관계가 깨끗하지 않으면 학계도 기업도 마음 놓고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상·음성에 대한 저작권과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권리 획득을 구축 과정의 핵심 작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깨끗한 권리관계는 부가 요소가 아니라 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결정하는 품질의 일부입니다. 이것이 갖춰져야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데이터가 됩니다.
조건 3: 협업 체계를 갖추고 일정대로 추진합니다
이번 과제는 미디어 코퍼스가 주관 기업으로서 이르테크, 튜닙과 공동으로 추진합니다. 데이터 구축은 올해 12월 말까지 진행됩니다. 언어 데이터 설계 역량과 멀티모달 처리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모아, 텍스트 시대의 말뭉치를 멀티모달 시대로 옮겨 놓는 작업을 함께 수행합니다.
맺음말: 소버린 AI는 따라잡기가 아니라 토대 만들기입니다
소버린 AI를 빅테크와의 추격전으로만 이해하면, 자본과 인프라의 격차 앞에서 쉽게 위축됩니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길이 보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글로벌 모델이 못 하는 것을 좇는 것이 아니라, 국내 연구자와 개발사가 한국 언어문화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모델을 만들 때 믿고 쓸 수 있는 데이터 토대를 깔아 두는 것입니다.
좋은 데이터는 "AI가 무엇을 못 하는가"를 좇아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AI가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가"를 정의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송송과 숭덩숭덩의 차이를 데이터로 풀어낸다는 것은, 결국 한국어 화자가 그 표현으로 무엇을 의도하는지를 명확한 기준으로 설계해 담는 일입니다.
12월 말, 이 작업이 한국 AI 생태계가 함께 딛고 설 수 있는 단단한 토대로 남기를 바랍니다.
한국 언어문화의 맥락, 데이터가 결정합니다.
텍스트를 넘어 동작·표정·음성까지 담아내는 영상·멀티모달 데이터 설계.
12년의 노하우를 가진 mediaCORPUS와 상의하세요.
데이터 협업 문의하기
제미나이도 '송송'과 '숭덩숭덩'을 구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질문을 바꿨습니다.
국립국어원 한국언어문화 멀티모달 말뭉치 구축 사업 — 데이터 설계 관점에서 바라본 우리의 목표와 계획
먼저 작은 실험 하나로 시작하겠습니다.
"대파를 송송 썰어줘"와 "대파를 숭덩숭덩 썰어줘"라는 두 문장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이 두 문장이 그리는 그림이 전혀 다르다는 걸 압니다. 하나는 얇고 촘촘하게 써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굵고 듬성듬성 써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이 차이를 글로벌 AI가 구분하지 못할 거라 예상하고, 나노바나나로 두 표현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만들어 보게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미나이는 이 차이를 꽤 그럴듯하게 구분해 냈습니다. '한국 고유의 표현이라 글로벌 AI는 모를 것'이라는 우리의 전제가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았던 겁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사업의 방향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미디어 코퍼스는 국립국어원의 한국언어문화 멀티모달 말뭉치 구축 사업을 8 대 1의 입찰 경쟁을 거쳐 수주했습니다. 소버린(주권) AI 관점에서 한국의 언어문화적 표현을 영상과 음성이 결합된 멀티모달 데이터로 구축하는 과제입니다. 여러 기업이 관심을 보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이 데이터로 우리는 정확히 무엇을 풀어야 할까요.
1. 우리가 다시 던진 질문: 진짜 공백은 어디에 있는가
소버린 AI를 위한 한국어 데이터 사업의 가장 손쉬운 설계 방식은 이렇습니다.
"글로벌 AI가 재현하지 못하는 한국 표현을 찾아내고, 그 빈칸을 채운다."
직관적이고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송송과 숭덩숭덩 실험은 이 방식의 약점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AI가 못 하는 것'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설계하면, 그 기준은 매 분기 흔들립니다. 작년에 못 하던 것을 올해는 해내기 때문입니다. 빅테크가 따라오지 못하는 틈을 좇는 전략은, 그 틈이 빠르게 메워지는 순간 데이터의 존재 이유까지 함께 흔들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오래 유효한 질문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구글과 같은 막대한 자본력과 인프라가 없더라도, 한국의 언어문화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데 필요한 잘 구조화된 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데이터를 학계와 국내 모델 개발사가 저작권 문제 없이 가져다 쓸 수 있는가.
이렇게 질문을 바꾸면 데이터의 성격도 달라집니다. 빅테크와 양으로 겨루는 데이터가 아니라,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 생태계가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돕는 공공의 토대가 목표가 됩니다.
2. 텍스트만으로는 가르칠 수 없는 것
그렇다면 왜 굳이 영상과 음성을 결합한 멀티모달 데이터일까요.
한국어의 표현 상당수가 '말'만으로는 온전히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송송'을 정의하지만, 그 정의가 담은 동작의 속도, 힘의 강도, 손의 궤적은 텍스트라는 그릇 안에서 납작해집니다.
같은 표현이라도 상황과 동작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 한국어의 특성입니다. 단어가 쓰이는 순간의 표정, 주변 사물의 위치, 목소리의 톤까지 함께 기록되어야 AI가 '현실 세계의 맥락'을 배울 수 있습니다. 텍스트 중심 말뭉치가 단어의 피상적 의미에 머문다면, 멀티모달 말뭉치는 그 의미를 물리적 요소까지 세분화해 가르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 사업에서 구축하는 데이터는 지시문을 기반으로 한 총 16만 건 규모의 멀티모달 데이터입니다. 다만 우리에게 16만이라는 숫자는 목표가 아니라 그릇의 크기일 뿐입니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기는 한 건 한 건이 동작과 언어 사이의 미세한 간극을 얼마나 정확히 설계해 담아내느냐입니다.
3. 우리의 구축 목표와 계획
올해 이 사업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데이터 1회분 납품을 넘어섭니다.
국립국어원의 말뭉치 구축 방향이 텍스트를 넘어 '멀티모달'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첫 시도이자, 앞으로 다른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토대가 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많이' 만들기보다 '제대로'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조건 1: 여러 분야에서 재사용되도록 방향성부터 설계합니다
이 데이터는 한 가지 용도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과의 긴밀한 논의를 바탕으로, 파운데이션 모델·콘텐츠 생성·피지컬 AI 분야의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 자문을 거쳐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쌓기 전에 "이 데이터가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를 먼저 정의하는 과정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까지 내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조건 2: 저작권과 개인정보 제공 권리를 확보합니다
아무리 잘 만든 데이터라도 권리관계가 깨끗하지 않으면 학계도 기업도 마음 놓고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상·음성에 대한 저작권과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권리 획득을 구축 과정의 핵심 작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깨끗한 권리관계는 부가 요소가 아니라 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결정하는 품질의 일부입니다. 이것이 갖춰져야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데이터가 됩니다.
조건 3: 협업 체계를 갖추고 일정대로 추진합니다
이번 과제는 미디어 코퍼스가 주관 기업으로서 이르테크, 튜닙과 공동으로 추진합니다. 데이터 구축은 올해 12월 말까지 진행됩니다. 언어 데이터 설계 역량과 멀티모달 처리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모아, 텍스트 시대의 말뭉치를 멀티모달 시대로 옮겨 놓는 작업을 함께 수행합니다.
맺음말: 소버린 AI는 따라잡기가 아니라 토대 만들기입니다
소버린 AI를 빅테크와의 추격전으로만 이해하면, 자본과 인프라의 격차 앞에서 쉽게 위축됩니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길이 보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글로벌 모델이 못 하는 것을 좇는 것이 아니라, 국내 연구자와 개발사가 한국 언어문화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모델을 만들 때 믿고 쓸 수 있는 데이터 토대를 깔아 두는 것입니다.
좋은 데이터는 "AI가 무엇을 못 하는가"를 좇아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AI가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가"를 정의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송송과 숭덩숭덩의 차이를 데이터로 풀어낸다는 것은, 결국 한국어 화자가 그 표현으로 무엇을 의도하는지를 명확한 기준으로 설계해 담는 일입니다.
12월 말, 이 작업이 한국 AI 생태계가 함께 딛고 설 수 있는 단단한 토대로 남기를 바랍니다.
한국 언어문화의 맥락, 데이터가 결정합니다.
텍스트를 넘어 동작·표정·음성까지 담아내는 영상·멀티모달 데이터 설계.
데이터 협업 문의하기12년의 노하우를 가진 mediaCORPUS와 상의하세요.